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215)
이 순간 이 순간 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 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을 멈추고 내 손이 썩어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찌하지 못한 사실이다 - 피천득 -
아버지의 이력서 아버지의 이력서 아버지는 수십 년을 일하고 은퇴하셨다. 은퇴 후 5년을 쉬니 퇴직 후 이력은 공란이 됐다. 아들은 야근을 끝내고 돌아와 아버지의 이력서를 다듬는다. 아버지의 문장은 꾸밈없고 거칠다. 아버지의 이력서를 다듬으며 선배는 아버지의 어린 시절과 아버지의 업, 그리고 앞으로의 그의 인생에 대해 생각했다. 선배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아들과 아버지가 함께 이력서를 쓰는 날, 내가 맞닥뜨리고 있는 건 이런 복잡한 풍경이다 나의 부모 세대는 자식에게 많은 걸 쏟았다. 애들 기르느라 번 돈을 다 썼다. 30년 청춘 농사를 끝냈더니 노후까지 또 30년 농사가 남았다. 그 어려움을 보고 듣는다. 수십 년 해온 일과 상관없이 택배 배달을 시작하고,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아버지, 어머..
행복한 선물 행복한 선물 이 넓은 세상에서 당신을 만난 건 너무나 소중한 선물입니다. 가슴이 따뜻한 당신을 마음이 깊고 깊은 당신을 따뜻한 배려가 묻어나는 당신을 만난 것은 커다란 행운입니다. 그런 당신이 이 많고 많은 사람중에 어떻게 내게 왔을까요 늘 웃는 당신은 늘 지켜주는 당신은 늘 걱정하고 격려하는 당신은 내 가슴을 뛰게 하는 내 심장을 뛰게 하는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입니다. - '꿈이 있는 한 나이는 없다' 중 -
봄날은 꼭 찾아옵니다 봄날은 꼭 찾아옵니다 아픔이 없고 고통이 없는 성장이 있겠으며 다듬지 않은 보석이 있겠습니까 나는 아직까지 아픔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픔과 고통 속에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불행하게 나만 외면하고 밖으로 내던졌다고 생각하지 않고 부족한 나를 깨우치게 하는 고통일 거라 생각합니다 자신감만 잃지 마세요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갈 만큼 건강한 힘을 주었고 거친 황야도 거침없이 달려갈 자신감도 부여받았습니다 하다가 힘들면 포기란 생각도 하지 마세요 좌절은 있으되 포기하지 마세요 인생을 포기하는 거와 같습니다 겨울을 버텨낸 꽃이 더 향기롭고 아름답습니다 모두가 다 힘듭니다 함게 웃음꽃 피우는 봄날이 올 때까지 불평과 불만을 버리고 새로운 각오와 마음 다짐하며 전진합시다 우리에게 희망..
욕심과 몸의 관계 욕심과 몸의 관계 파아란 하늘에 구름이 끼듯이 막은 양심에 검은 구름이 덮히면 이것을 욕심이라 한다 욕심은 햇빛을 가리고 햇빛을 쪼이지 아니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풀잎이 약해진다 욕심은 긴장을 초래하고 긴장은 스트레스를 촉발시키고 스트레스는 세포를 힘들게 한다 힘들면 눞고 누우면 약해지고 약해지면 병 든다 내가 자랑을 하면 너의 세포는 긴장하고 내가 욕심의 산을 넘을라치면 나의 세포는 자유를 잃는다 가끔씩 군대식 훈련은 필요하지만 늘상 긴장은 세포의 조직을 와해한다 내가 시멘트 속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기를 빼앗기고 빼앗기면 세포는 배고파한다 어찌하랴, 세포 인구는 점점 줄고 몸은 병든다 세포는 대나무 뿌리처럼 얽혀 있어서 튼튼하면 튼튼한 쪽으로 약하면 약한 쪽으로 번지고 또 번진다 몸은 마음의 종이니 ..
남을 칭찬할 수 있는 넉넉함 남을 칭찬할 수 있는 넉넉함 우리는 남의 단점을 찾으려는 교정자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남의 단점을 찾으려는 사람은 누구를 대하든 나쁘게 보려 합니다. 그래서 자신도 그런 나쁜 면을 갖게 됩니다. 남의 나쁜 면을 말하는 사람은 언제나 자신도 그 말을 듣게 됩니다. 우리는 남의 좋은 면, 아름다운 면을 보려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의 진가를 찾으려 애써야 합니다. 그 아름다운 사람을 보면 감동하며 눈물을 흘리고 싶을 만큼의 맑은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남의 좋은 점만을 찾다 보면 자신도 언젠가 그 사람을 닮아 갑니다. 남의 좋은 점을 말하면 언젠가 자신도 좋은 말을 듣게 됩니다. 참 말고 좋은 생각을 가지고 나머지 날들을 수 놓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을 보면 코끝이 찡해지는 감격을 가질 수 있..
그때가 그립습니다 그때가 그립습니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그대와 주고 받던 손 편지 동네 어귀 빨간 우체통이 한 몫 했었지요 이따금 토라져 있을 때 당신 손 편지를 전해줘 받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미소 지었었는데 지금은 그때가 그립습니다 어느새 어느 사이에 변했는지 꼬깃꼬깃 낡아빠진 색 바랜 편지지처럼 당신은 지금 많이도 변해 있습니다 당신이 내게 보낸 손 편지 내가 보냈었던 꾹꾹 눌러 쓴 사랑 감정들은 변함없이 그대로인데 세월이 지난 요즘 당신과 나의 사살 담긴 손 편지 속 그때가 그립습니다. - 최은주 -
비의 애가(哀歌) 비의 애가(哀歌) 아직도 눈물이 마르지 못하였어요. 온 존일 쉴 틈 없이 흐르는 빗줄기는 하염없이 내리며 마냥 울고 있네요. 접시꽃 분홍빛 고운 얼굴 수줍어도 살며시 어루만지는 임의 고운 손길에 어찌할 바 몰라 고개를 들 수 없어요. 시린 가슴에 북받친 설움 있기에 하염없이 넋을 놓고 울고 있는데 촘촘히 내리는 장맛비 속을 헤치면서 조막만 한 참새 떼들이 무리 지어서 포로 날개짓하며 촉촉한 풀숲 사이로 먹이를 찾아 이곳저곳을 다닙니다 영롱한 은구술이 솔잎에 매달려있고 대숲에 하염없이 내리는 비 맞으며 댓잎에서 물방울이 또르르 굴러 내립니다. 맺힌 응어리가 모두 다 풀리지 않고 이렇게 멈출 수 없는 서러움이 가득한 것은 아마도 어떤 기막힌 사연이 있을 거예요. - 임재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