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애가(哀歌)
아직도 눈물이 마르지 못하였어요.
온 존일 쉴 틈 없이 흐르는 빗줄기는
하염없이 내리며 마냥 울고 있네요.
접시꽃 분홍빛 고운 얼굴 수줍어도
살며시 어루만지는 임의 고운 손길에
어찌할 바 몰라 고개를 들 수 없어요.
시린 가슴에 북받친 설움 있기에
하염없이 넋을 놓고 울고 있는데
촘촘히 내리는 장맛비 속을 헤치면서
조막만 한 참새 떼들이 무리 지어서
포로 날개짓하며 촉촉한 풀숲 사이로
먹이를 찾아 이곳저곳을 다닙니다
영롱한 은구술이 솔잎에 매달려있고
대숲에 하염없이 내리는 비 맞으며
댓잎에서 물방울이 또르르 굴러 내립니다.
맺힌 응어리가 모두 다 풀리지 않고
이렇게 멈출 수 없는 서러움이 가득한 것은
아마도 어떤 기막힌 사연이 있을 거예요.
- 임재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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