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 한마디 힘!

비의 애가(哀歌)

 

비의 애가(哀歌)

 

아직도 눈물이 마르지 못하였어요.

온 존일 쉴 틈 없이 흐르는 빗줄기는

하염없이 내리며 마냥 울고 있네요.

 

접시꽃 분홍빛 고운 얼굴 수줍어도

살며시 어루만지는 임의 고운 손길에

어찌할 바 몰라 고개를 들 수 없어요.

 

시린 가슴에 북받친 설움 있기에

하염없이 넋을 놓고 울고 있는데

촘촘히 내리는 장맛비 속을 헤치면서

 

조막만 한 참새 떼들이 무리 지어서

포로 날개짓하며 촉촉한 풀숲 사이로

먹이를 찾아 이곳저곳을 다닙니다

 

영롱한 은구술이 솔잎에 매달려있고

대숲에 하염없이 내리는 비 맞으며

댓잎에서 물방울이 또르르 굴러 내립니다.

 

맺힌 응어리가 모두 다 풀리지 않고

이렇게 멈출 수 없는 서러움이 가득한 것은

아마도 어떤 기막힌 사연이 있을 거예요.

 

- 임재화 -

'하루 한마디 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을 칭찬할 수 있는 넉넉함  (0) 2023.06.12
그때가 그립습니다  (0) 2023.06.11
맛을 아는 멋진 사람  (1) 2023.06.09
복(福)이란  (0) 2023.06.09
행복의 안부  (0) 2023.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