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어주기
빈손이 없다.
사랑을 받으려고 해도 빈손이 없어 받지 못했다.
한 손엔 미움.
한 손엔 슬픔.
받을 손이 없었다.
사랑하지 못했고 사랑받지 못했다.
언제나 가시에 찔리고 있었다.
온 손이 가시에 찔려 불붙은 듯 뜨거울 때
사랑을 주려고 해도 손이 아파 주지 못했다.
가시를 오래 쥐고 있어 칼이 되었고
미움을 오래 들고 있어 돌이 되었다.
칼과 돌을 내려놓지 못해 사랑도 받을 손이 없었다.
내어 버려라.
십자가에서 온 몸의 피를 다 쏟아 내셨듯
네 안의 따스한 심장의 한 방울까지 다 내어주어라.
하얀 김 펄펄 나는 빠알간 심장에서
칸나 꽃이 움트고, 글라디올러스, 다알리아, 히아신스,
아네모네... 또 무슨 그런 빠알간 꽃 이름들아,
도끼날은 이미 나무뿌리에 닿아 있다.
스러지기 전에 다 내어주어라.
- 김승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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