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아이
토끼풀 같은 아이야.
장차 무엇이 되고 싶니
선생님이 되고 싶니
발명가가 되고 싶니
시인 혹은 장군이 되고 싶니
너의 고사리 주먹에 쥐어진
한 권의 책이 지금은 무겁겠지만
그 속에 네가 가야 할 길이 있고
하늘이 있다.
무거우면 네 연한 무릎 위에 책을 세우고
첫봄 개나리꽃 같은 아이야 별을 읽어라
바다를 읽어라
우주를 읽어라
네 눈빛이 책 속에 있는 동안
들 가운데는 자운영꽃이 피고
파랑새가 더 멀리 날고
고래가 바다를 횡단한다.
네 가슴이 책을 꿈꾸는 동안
세계는 발자국 소릴 죽이고
네 숨소리를 듣는다.
파도가 가라앚고
폭풍이 잠자고
태백 산봉에는 흰 구름이 핀다.
자두꽃 같은 아이야.
네 상상 속엔 지금 사슴이 지났느냐
연어가 돌아오느냐
들판 끝에 송아지가 우느냐
언젠가
아버지가 되고 어머니가 될
이 세상의 별인 책 읽는 아이야.
- 이기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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