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여 조그만 사랑이여
온종일 창가에 서서
네 생각 하나로 날이 저문다.
물오르는 나무들
초록 불 활활 타오르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나 또한 활활 타오르는 나무
나무라 치자.
가슴속에 눈빛에 팔과 다리에
푸우런 물빛 물드는 한 그루 나무라 치자.
라일락 꽃, 시계풀 꽃.
꽃 내음에 홀려 창문 열면
오월의 부신 햇살, 싱그런 바람.
왠지 나는 부끄러워라.
내가 너를 생각하는
이 마음을 네가 알 것만 같아
혼자 서 있는 나를 네가 어디선 듯
숨어서 가만히 보며 웃고 있을 것만 같아서...
만나자마자 우리는
헤어질 슬픔을 두려워했고
헤어지자마자 우리는
오래 기다려야 할 괴로움을 또한 두려워했다.
너 보고픈 날은 바람이 불고
나뭇잎이 바람에 날린다.
먼지가 바람에 날린다.
너 보고픈 생각 때문에
바람은 불고 산은 푸르고 햇빛은 밝고
하늘 또한 끝없이 높다 해두자.
먼지 또한 날린다 해두자.
너 보고픈 날은 창문을 닫고
안으로 고리를 잠그기도 한다.
- 나태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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