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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마디 힘!

텅 빈 나



텅 빈 나


나는 참 수많은 강을 건넜습니다.

강을 건널 때마다 거기엔 이별이 있었고

이별을 가질 때마다 나는 하나씩

내 소중한 것들을 내주었습니다.


헤엄쳐 건너면서 옷을 벗어주었습니다.

뗏목으로 건너면서 보석들을 주었습니다.


배로 건너면서

마지막 남은 동전조차 주어버렸습니다.


나는 참 수많은 산들을 넘었습니다.

산을 넘을 때마다 거기엔 이별이 있었고

이별을 가질 때마다 나는 하나씩

내 소중한 것들을 건네주었습니다.


벼랑에 매달리면서 슬픔을 주었습니다.

비탈에 오르면서 기쁨을 주었습니다.


고개를 넘으면서 마침내

당신에 대한 그리움까지도 주어버렸습니다.


나는 참 수많은 산과 강을 넘고 건너왔기에

내겐 이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고

더불어 당신께 드릴 것이 없습니다.


나는 텅 비어 있으므로

지금 나는 내가 아닙니다.


아무래도 나는 이제 아무것도 아닌 나를

당신께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텅 빈 나를

더 반기실 줄 아는 까닭에.


- 오세영 -


(어플 : 좋은마음, 좋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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